
지난 5월 21일, 알림 하나가 울렸다. "美정부 비트코인 100만개 준비자산 보유 — 공화당 법안 발의". 이 정도 뉴스면 차트가 움직여야 했다. 그런데 BTC는 $76,000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24시간 내 변동은 -1% 수준이었다.
처음엔 시장이 법안 자체를 무시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법안 본문을 읽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다.
ARMA 법안이란 무엇인가

정식 명칭은 미국 준비자산 현대화법(American Reserve Modernization Act, ARMA)이다. 알래스카주 공화당 하원의원 닉 베기치가 대표 발의했고, 초당파 15명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2024년 루미스 상원의원이 발의했던 BITCOIN Act의 하원 버전이자 수정안이다.
법안의 핵심 내용은 세 줄로 정리된다.
- 재무부가 5년 동안 연 최대 20만 BTC를 매입할 수 있도록 의회가 승인한다 (합계 목표: 100만 BTC)
- 취득한 비트코인은 20년간 의무 보유하며, 국가채무 축소 목적으로만 매도를 허용한다
- 분기별 Proof of Reserve 보고서와 독립 제3자 감사를 의무화한다
그리고 핵심이 되는 조항이 하나 더 있다. 예산 중립(budget-neutral) 취득 방식이다. 세금을 올리거나 국채를 새로 발행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100만 BTC는 어디서 나오는 돈으로 사는가.
42달러와 3,300달러 사이의 8,900억 달러
미국 재무부의 금은 50년째 42달러다
미국 재무부는 약 2억 6,100만 온스의 금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이 금의 장부 가격이 1온스당 42.2222달러다. 브레튼우즈 체제 붕괴 이후 1973년에 의회가 이 수치를 법으로 고정했고(31 U.S.C. §5117), 그 이후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장부에 올라간 금의 합계 가치는 약 110억 달러다. 하지만 2026년 5월 현재 금 시장가는 온스당 3,300달러를 넘는다. 같은 금을 시가로 계산하면 9,000억 달러가 넘는다. 그 차이가 약 8,900억 달러다.
ARMA와 루미스 법안이 공통으로 채택한 재원 조달 방식은 이 차이를 활용하는 것이다. 재무부가 금 증서(gold certificates)를 시장가로 재평가해서 연준에 재발행하면, 연준은 그 차이만큼을 재무부 계좌에 달러로 크레딧한다. 이 달러로 BTC를 산다는 구조다.
이게 진짜 "공짜 돈"인가
솔직하게 말해두자. 이 메커니즘은 "공짜"가 아니다. 금 장부가를 42달러에서 3,300달러로 올린다는 것은, 달러의 금 대비 가치를 공식적으로 78분의 1로 인정하는 행위다.
재무부가 금 증서를 재평가해 연준 계좌에 달러를 채우는 구조인데, 세금도 국채 발행도 아니지만 — 결국 장부상 자산을 부풀려 실탄을 만드는 것이라 사실상 돈을 새로 찍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낳는다. 달러가 물리적으로 인쇄되지 않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재무부·연준·국제 통화 파트너 중 아무도 이 조항을 쉽게 원하지 않는다. 법안의 통과 가능성이 낮은 진짜 이유는 비트코인에 대한 회의론이 아니다. 이 회계 구조가 달러 시스템 자체에 미치는 파급력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숫자들은 냉정하게 읽을 필요가 있다. 현재 BTC 가격 약 80,000달러 기준으로 100만 BTC를 사는 비용은 약 800억 달러다. 재평가 차익 8,900억 달러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재원이 충분하냐는 산술 문제가 아니라, 미국이 그것을 할 의지와 정치적 비용을 감내할 준비가 됐느냐의 문제다.
현재 미국이 보유한 비트코인
미국 정부는 이미 세계 최대 규모의 비트코인 보유국이다. 마약 밀거래, 해킹 자금 등 다양한 범죄 수익으로부터 몰수한 자산이 현재 약 19~21만 BTC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3월 행정명령으로 이 몰수 자산을 "전략비축(Strategic Bitcoin Reserve)"으로 지정하고 매도하지 않도록 했다.
ARMA 법안은 이 행정명령에 입법적 기반을 부여하고, 나아가 신규 매입 권한까지 더한다. 행정명령은 의회 승인 없이 대통령이 취소할 수 있지만, 법으로 통과되면 20년 의무보유 조항이 정치적 변수로부터 자산을 보호한다. 이 차이가 핵심이다.
ARMA 목표치 100만 BTC를 기존 보유량과 합산하면 최대 약 120만 BTC, 전체 발행 예정량 2,100만 개의 5.7%에 달한다. 사토시 나카모토의 추정 보유량이 약 100만 BTC(~5%)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미국 정부가 사토시를 넘어서는 최대 단일 보유 주체가 되는 셈이다. 실제 유통되는 공급량(분실 코인 제외 추정치) 대비로는 7~8%에 이른다.
왜 시장은 무반응이었나
세 가지 이유가 겹쳐 있다고 본다.
첫째, 선반영 효과다. 트럼프 2024년 캠페인 공약, 2025년 3월 행정명령, 그리고 루미스 법안의 반복 발의로 "미국 정부가 BTC를 쌓겠다"는 방향성은 이미 시장에 상당 부분 녹아 있다.
둘째, 입법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낮은 신뢰다. 상원에서 BITCOIN Act는 여전히 Banking Committee에 머물고 있다. 필리버스터를 막으려면 60표가 필요한데, 공화당 단독으로는 불가능하다. 민주당은 "납세자 돈으로 변동성 자산 도박"이라는 프레임을 유지하고 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재정보수파의 반대가 있다.
셋째, 매입 속도 문제다. 연 20만 BTC는 하루 약 548개다. 현재 BTC ETF의 일평균 순매수는 수천에서 수만 BTC 수준이다. 정부 매입 속도 자체가 시장을 들썩이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계산이 작동했을 수 있다.
그래도 지금이 유리한 이유 — 옵션성
시장의 무반응이 합리적이라면, 왜 지금 포지션을 쌓는 게 의미 있는가. 답은 비대칭에 있다. 법안이 부결됐을 때의 손실은 이미 가격에 반영되어 있다.
시장이 이 법안을 0%로 평가한다면, 부결로 인한 추가 하락은 거의 없다. 반면 입법 가능성이 1%에서 10%로, 10%에서 30%로 올라갈 때마다 가격은 선반영을 시작한다. 부결 시 잃는 것은 없고, 통과 방향으로 기대값이 오를 때 얻는 것은 비대칭적으로 크다는 구조다.
이것은 법안 통과에 베팅하는 것이 아니다. 시장이 0으로 가격을 매긴 시나리오에 작은 포지션을 올려두는 것이다. 복권과 달리 이 시나리오는 천천히 현실화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중간 수익을 실현할 기회도 있다.
입법 일정과 시나리오
| 시나리오 | 조건 | 예상 시점 | BTC 영향 |
|---|---|---|---|
| 원안 통과 | 상원 60표 확보 + 하원 통과 + 대통령 서명 | 빨라도 Q4 2026 | BTC 수요 충격, 금 동반 강세, 단 달러 약세 우려 |
| 축소 통과 | 신규 매입 없이 몰수 자산 보유만 법제화 | 2026년 하반기 | 단기 호재 제한적, 중장기 안전판 |
| 부결 | 중간선거 하원 다수당 교체 또는 필리버스터 실패 | 2026년 11월 이후 | 단기 하락 충격 후 펀더멘털로 복귀 |
내가 현재 보는 확률 분포는 대략 이렇다. 유사 입법 사례(전략비축유 확대, 금 준비자산 법안 등)의 원안 통과율을 기준으로 보면 — 원안 통과 10~15%, 축소·수정 통과 30~35%, 부결 또는 장기 표류 50~55%.
과반이 부정적이지만, 앞서 설명한 옵션성 논리에 따라 이 비율은 오히려 지금 포지션을 잡기 좋은 조건이다. 기대값이 낮을수록 가격에 반영된 위험도 낮다.
투자 전략 — 비대칭 베팅 구조
단기 (지금~4주)
- 현재 BTC $75,000~80,000 구간은 ARMA 재료가 0%로 가격에 반영된 상태로 볼 수 있다. 신규 매집보다는 기존 포지션 유지.
- $72,000 이하로 밀릴 경우 현물 소량 추가 (포트 위험자산의 5% 이내)
- 레버리지·선물은 피한다. 입법 일정의 불확실성과 매도 압력의 간헐적 분출을 버티기 어렵다.
중기 (1~3개월)
- 현물 BTC + 금 ETF 동시 보유를 권한다. ARMA 시나리오에서 둘 다 수혜를 받는다. 법안이 부결돼도 금은 안전판 역할을 한다. 두 자산이 충돌하는 시나리오는 드물다.
- BTC 포트 비중: 위험자산의 10~15% 유지. ARMA 관련 가시적 진전(상원 표결 일정 확정 등) 시 최대 20%까지 확대 고려.
- 분할 매수 기준: $75K / $72K / $68K 세 구간에 3분의 1씩.
장기 (6개월 이상)
장기 투자를 유지하면서 체크할 확인 신호 5가지:
- (1) Senate Banking Committee 표결 일정 공식 확정 → 긍정 신호, 포지션 확대
- (2) 재무부 장관 또는 Fed 의장의 금 증서 재평가 관련 공개 발언 → 긍정 신호
- (3) 미국 정부 BTC 지갑에서 신규 매집 첫 온체인 증거 (Arkham 등으로 추적) → 강한 긍정
- (4) 2026년 11월 중간선거 결과 — 공화당 하원 다수당 유지 여부 → 입법 생존 조건
- (5) BTC ETF 주간 순유출 3주 연속 발생 → 포지션 축소 신호 (법안과 무관한 수요 붕괴)
한 가지 덧붙인다. 이 법안이 "통과 발표"되는 순간 시장은 선반영을 시작한다. 뉴스 헤드라인이 뜬 뒤 추격 매수하는 것은 이미 늦다. 지금처럼 시장이 무관심한 시점에 포지션을 쌓는 것이 비대칭적으로 유리한 이유다.
WOO X PRO 거래소를 쓴다면?
비트코인 분할 매수를 여러 구간에 나눠 실행하다 보면 거래 횟수가 자연히 늘어난다. 요즘 WOO X PRO를 쓰는 이유가 여기 있다.
WOO 토큰 스테이킹 시 선물 수수료가 0%라서, 반복 매매를 해도 수수료가 쌓이지 않는다. 크로노스 리서치가 유동성을 직접 공급하기 때문에 급락 구간에서도 슬리피지가 낮다는 점도 체감상 차이가 있었다.
5월 이벤트로 선물 계정 첫 입금액의 30%를 증정금으로 주는 행사도 진행 중이니 관심 있으면 확인해두자. (5월 이벤트 페이지 / WOO X PRO 가입, ~5월 31일)
나의 판단
ARMA 법안의 원안 통과를 나는 낙관하지 않는다. 재원 조달 메커니즘이 달러 시스템에 미치는 충격이 너무 크고, 상원 60표는 구조적으로 어렵다. 2026년 11월 중간선거까지 변수도 많다.
하지만 이 법안이 중요한 이유는 통과 여부와 따로 있다. 미국 의회 16명이 BTC를 전략자산으로 공식 호명한 순간, 되돌리기 어려운 정치적 기준선이 생겼다. 이번 회기에 부결되더라도, 다음 회기에 더 작은 버전이 다시 제출된다. 그때마다 BTC는 "논의되는 자산"에서 "제도권이 인정한 자산"으로 한 칸씩 이동한다. 나는 법안 통과가 아니라 이 점진적 이동에 베팅하는 것이다.
나의 스탠스는 현물 유지, 레버리지 없음이다. 이 전략을 접어야 할 신호는 두 가지다. 첫째, 민주당이 하원 과반을 확보해서 입법 가능성이 구조적으로 닫힐 때. 둘째, BTC ETF 주간 순유출이 3주 연속 발생해 기관 수요 자체가 무너지는 신호가 올 때 그 전까지는 이 흐름을 포트폴리오에 반영해두는 것이 맞다고 본다.